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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목화맨션(김혜진) 본문

문화 감상/독서

[독서]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목화맨션(김혜진)

99mini 2021. 11.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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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맨션 - 김혜진(2021) 2021.11.04 별점 (4.0/5.0)

 매년 문학동네에서 나오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단편집을 읽기에 정말 좋은 책이다.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중 4번째 작품인 김혜진 작가의 《목화맨션》은 30페이지 남짓의 짧은 단편소설이지만 지금의 나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준 작품이었다.

 마음 씀에 대한 대가로 상대에게 물질적 가치를 기대한다면, 돌아오는 것은 오해와 실망뿐이다. 그 반대도 마친가지다. 우리의 사회가 하나의 약속으로부터 시작되었다면, 그리고 그 약속이 모든 개인의 이익과 평등을 보장하는 사회를 위한 합의였다면, 그러한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하다. 그러니까 계약 이전에 예감이 있었고, 또한 누군가에 대한 마음 쓰임과 누군가를 향한 마음 씀이 있었다.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194 페이지
해설 | 임정균 - 《계약은 무엇으로 단련되는가》 마지막 문단

   누군가에게 마음을 쓰면서 물질적 가치를 기대해본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물질적 가치를 기대하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그 기대치에 대한 기준이 생기게 된다. 기대치에 충분히 도달한다면 우리는 만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에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 혹여나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는 오해와 실망을 한다. 손실 회피 편향 때문에 기대치에 도달하여 얻는 기쁨보다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하였을 때 느끼는 심리적 괴로움이 더 크게 된다.

 반대의 경우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하지 않던가. 물리적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마음 쓰임을 받고 싶다는 기대를 가지는 것은 오만함이다.

 

 그렇기에 누군가에 대한 마음 쓰임과 누군가를 향한 마음 씀은 보통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경제적 교환이 아니게 된다. 경제적 효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 마음 쓰임과 마음 씀은 이를 물질적 가치로 치환하지 않을 때, 호감을 준다. 이러한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누군가에 대한 마음 쓰임과 누군가를 향한 마음 씀은 도구로 전락할 수 있는 인간의 관계 형성을 가치 있게 만들고, '마음'이 돈에 휘둘리는 것을 막는다.

 나는 타인에게 표현을 잘하지 못하고 연락을 못하는 스타일이다. 이를 극복하고 싶어 최근에는 표현을 위해서 생일 선물이라든가 특정 이벤트를 할 때 돈을 아끼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설《목화맨션》과 해설《계약은 무엇으로 단련되는가》를 읽고 나니 마음을 사용하고 받는 것이 더 소중한 것임을 느낀다. 마음은 물질적 가치로 변환되는 교환경제의 대상이 결코 아니다. 물질적 가치가 감가되더라도 마음의 가치는 배가 될 수 있기에 마음 씀에 더 깊은 노력이 필요한 것임을 알게 된다. 마음의 가치를 타인과 나누는 것에서 나오는 효용은 더욱 더 큼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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