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mimi
[독서] 군주론 - 마키아벨리 본문
행운은 내가 만드는 것
군주론 – 마키아벨리
군주론. 책 제목만으로도 무언가 압도적이다. 제목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읽어본 적은 없는 그런 책이었다. 15세기에 쓰인 고전을 읽을 용기는 쉽게 생기지 않는다. 시작하기는 어려웠지만 시작하고 나니 군주론을 순식간에 읽었다. 중세시대의 이 책은 지금 우리 현대 사회의 모습을 설명하는 데 매력적이다. 군주가 갖추고 있어야 할 것과 군주가 해야 하는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지만 이를 축소하여 “나”라는 개인이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이며 타인과의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가를 생각할 수 있다. 군주론의 내용 중 운명, 행운, 역량은 15세기의 군주가 아닌 21세기의 “나”가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참고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키워드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되는 방법과 군주의 성품에 대해 말한다.
군주가 되는 방법에는 행운에 의한 것과 역량에 의한 것이 있다고 한다. 행운에 의해 군주가 된다면 쉽게 군주가 될 수 있겠으나 본인의 역량 부족으로 쉽게 군주 자리를 놓치게 된다. 그러나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어렵게 차지한 군주 자리를 쉽게 내어줄 일은 없게 된다.
개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운명을 믿는다고 하여 본인의 행운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행동이다. 아무리 행운이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내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행운은 내 트리거가 될 수 없다. 트리거를 당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트리거가 당겨진다고 해도 그 후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 눌릴지 모르는 트리거에 대비하여 나의 역량을 키우며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마키아벨리의 군주상, 즉 리더상은 카리스마 있으며 무자비하다. 조직을 지키며 유지하는데 탁월하다. 악덕함, 인색함, 잔인함, 두려움이 가득한 군주는 현대의 “나”가 좇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인으로써 악덕함이 안전확보와 번영을 가져 주지 않는다. 인색함 대신 소모적인 관후함을 가져도 인간관계에서 인색함보다 더 큰 호감을 줄 수 있다. 잔인함이 군주로서 기강을 잡는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인자함을 통해서 사람들의 호의를 얻는 방법도 존재한다. 마키아벨리는 타인의 호의를 얻는 것은 행운이며 호의는 영리함에 의해 얻어진다고 하였다. 행운을 기다리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서 호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은 인자함으로 그것을 더 잘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개인이 두려움의 존재가 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사랑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상에 반대되는 성품을 갖는 것이 현대의 개인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랑받는 것과 미움을 받지 않는 것 중에서는 마키아벨리가 말한 미움 받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두려움을 주는 존재까지 될 이유는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사랑받을 존재가 될 필요는 없다. 물론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소중하고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우선 미움 받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 번 미움을 받기 시작하고 미움을 받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미움의 덩어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커져 버린 미움을 없애는 일은 웬만한 노력으로는 힘들다. 그렇기에 사랑받는 존재가 되고 싶으면 먼저 미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
군주론에서 다양한 군대와 용병에 관해 서술한 부분이 있다. 핵심 내용은 자국군을 양성하며 원군, 용병은 최대한 지양이다. 즉, 도움받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도움을 빌리는 것은 나의 마음의 짐이다. 마음의 짐인 동시에 도움을 빌려준 타인은 나에게 휘두를 수 있는 무기를 쥔 것과 같아진다. 악한 의도가 없더라도 자연스러운 수직적 관계가 형성된다. 이렇게만 보면 모든 도움을 걷어차야만 될 것 같다. 호의를 얻는 것은 행운이며, 호의는 영리함에서 나오니 내가 호의에 의해 도움을 받았다는 것은 운도 있으며 본인의 영리함도 부족함 없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호의를 받았을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의를 받은 후, 마음의 짐을 내 멋대로 던져버려서는 안 된다. 호의를 줌으로 쌓아 올린 그의 인자함과 관후함에 내 호의를 다시 돌려주어야 된다. 이것은 서로 오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군주론에서 위대한 군주가 되기 위한 해결책과 방안을 마키아벨리는 이야기하였다. 현대에 와서는 정치·외교적으로 이 책을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기에도 좋다. 마키아벨리는 운명을 험난한 강에 비유한다. 그리고 내 역량과 노력을 제방과 둑으로 비유한다. 운명이 들이닥쳐 강물이 불어났을 때 홍수에 의해 피해를 볼 것인가 혹은 범람한 물에 비옥해진 토지를 이용하여 농사의 번영을 가져올 것인가는 “나”의 영리함에 달렸다. 운명과 행운이 올 때, 준비된 내가 있어야 악재는 극복되고 호재는 더 큰 호재가 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에게 역량을 키워 굳건한 국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언하였다. 마찬가지로 개인의 역량을 키워 “나”라는 국가를 더 강하고 크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군주론은 인간의 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그 속에서는 결국 본인의 역량과 힘이 본인의 강함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5세기의 가치관과 지금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부분이 존재하나 현대적인 시각에서 현대에 맞게 읽을 수 있다면 군주론은 가치있는 명저이다.
'문화 감상 >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 - 개발] 코딩 자율학습 리눅스 입문 with 우분투 - 도서리뷰 (11) | 2024.09.28 |
---|---|
[독서]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목화맨션(김혜진) (0) | 2021.11.09 |
[독서] 모순 - 양귀자 (0) | 2021.11.08 |
[독서]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나태주 (0) | 2021.09.22 |
[독서]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 - 올더스 헉슬리 (0) | 2021.09.16 |